마녀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도착 Books



작년에 시작된 영국 우체국 파업으로 속이 많이 쓰렸습니다.
바다건너 저 멀리서 일어난 일이지만, 




그때문에 수많은 물건들이 아직 출발도 못하고 있거든요. 
(무울론~ 카드값은 모오오두 제 때 칼같이 나갔습니다만… ㅠㅠ)

아무튼 또 본사에 항의했다가는 예전처럼 친절하게 취소해줄까봐, 
전전긍긍하며 밤마다 이불을 걷어차기를 며칠 째…

갑자기 우체국에서 국제우편을 문앞에 두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이때만 해도 뭐지 싶었는데…



아뉫 이것은!!



작년 말에 어딘가로 실종되었던 
마녀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Witch Hunter's Handbook)!!
발송하고 20일이 넘었는데 도착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서 항의했으나,
우린 연말 휴무고 쟤네는 시위중이라서…


게임스 워크샵은 무적기 몰?루 를 시전했습니다.

반포기 상태로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 마지막 질문 메일에 답장을 쓴 직원이 
근데 넌 지금 어디사냐?
지금보니 우리 사이트에서 주문한 물건을 
영국으로도 받고, 독일로도 받고, 미국으로도 받고, 일본으로도 받고, 호주로도 받네
진짜 어디 사냐?
해서 지금은 배송에 기타국가(Other Country)로 구분되는 한국에 있습니다.
+ 영문주소 동봉하고 근데 왜? 라 답변했지만, 
역시 명불허전 GW Q&A는 연말 Boxing Day로 접어들면서 답변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계묘년 새해가 밝아 하루하루가 지나갔는데 
연락도 없이 한국으로 떡하니 배송이 왔네요.
약간 감동했습니다.

자, 각설하고, 내용을 살펴 봅시다.



2022년판 마녀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Witch Hunter's Handbook)는
국내 출판업계에서 흔히 4x6배판(B6)이라 부르는 라노벨들과 비슷한 크기입니다.

전체 6 개장(Chapter)으로 구성된 마녀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는
2006년 판과 거의 동일한 내용을 가집니다.

마녀 사냥꾼이라면 기본적으로 체득해야 할 체술이나 검술, 총기 사용법은 물론,



암호 해독법등 중요한 내용은 물론이고,
마녀 사냥꾼이 숙지해야 할 성스러운 여섯 가지 주요 규칙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2006년 판에서 유명했던 
레오폴드의 닭(Leopold's Chicken)이야기도 여전합니다.


※ 레오폴드의 닭(Leopold's Chicken)

정확한 시점은 모르지만 대략 3 세기 경,
스티어란드(Stirland) 지역에서 닭 한 마리가 태어났습니다.
특이하게도 이 닭의 깃털에는 
지그마(Sigmar)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이 기이한 생명체는 경이로운 경탄의 대상이 되었고,
제국 전역에서 이 기적을 보기 위해 순례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습니다.
이 닭의 소유주는 기업가적 정신을 보유한 젊은이였는데,
그는 곧 순례자들에게
(기적의 닭과 성소를 유지하는 비용을 충당한다는 명목으로)
소정의 관람료를 받기 시작했고,
기적의 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레오폴드(Leopold)의 부와 농장은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이런 레오폴드(Leopold)의 성공은 
그의 농장 근처에 살던 한 사제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사제는 기적이 닭이 보유했다는 신성(神聖)에 의심을 가졌습니다. 
사제는 한밤에 몰래 닭의 성소에 숨어들었습니다. 
사제는 레오폴드(Leopold)가 순례자들과 함께 나타나자, 
그의 앞에서 닭의 깃털에 나타난 지그마(Sigmar)님의 초상이
물걸레로 문지르기만 해도 지워지며,
의심스러울 정도로 염료 냄새가 짙게 난다며 이 기적은 거짓이라 주장했습니다.
허나 사제의 생각과는 달리, 
기적의 닭을 보러 온 순례자들은 사제에게 감사하기는 커녕,
사제를 이단이라 고발하며 저주를 퍼부었고, 
사제의 피를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군중들의 분노는 점점 더 커져만 갔고,
급기야 일부는 사제의 목을 매달기 위한 교수대를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눈 앞에서 자신을 목매달기 위한 교수대가 올라가는 것을 본 사제는,
재빨리 자신의 발언을 공식적으로 철회했습니다.
그러자 순례자들은 기쁨에 열광했습니다.
사제는 또한 자신의 발언은 
레오폴드(Leopold)의 닭을 차지하고 싶어서 한 실언이며,
이 닭은 진정으로 신성한 것이 맞다고 공언했습니다.
이후 몇가지 기적들이 이 기적의 닭 덕분에 행해진 것으로 밝혀졌고,
결국 기적의 닭은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가끔 국가의 중대사를 논할 때, 상담역을 맏기 시작했습니다.

스티어란드의 닭 경(Lord Chicken of Stirland)은 
일반적인 닭들보다 훨씬 긴 수명을 누렸으며,
살아있는 동안 계속해서 병자를 치료하고,
선제후(Elector Count)들에게 종교적인 문제에 대해 조언했습니다.

이 기적의 닭이 보여준 기적은 수십 년 후,
레오폴드(Leopold)가 사망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1456년 황제는 닭의 유해를 안전하게 보관하라는 칙령을 내렸고,
오늘날 닭의 부리는 은으로 만든 성유물함에 담긴 채,
대사원(Great Temple) 지하(Crypt) 비밀의 방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책은 이외에도 사회에 침투해 있는 마녀들의 여러 모습들을 알려주고,
그들을 찾아 낼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계속된 마녀사냥꾼의 질문에도 적절한 자백이 나오지 않으면,
공정한 심판을 통해 이들이 결백한지를 확신할 수 있습니다.

공정한 심판으로는 불의 심판이 있습니다.
불의 심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 심판은


피고는 불을 붙인 나무 망치를 똑바로 들고 천천히 열 걸음을 걷습니다.
이때 망치를 떨구면 죄인이 확실합니다.
망치를 떨구지 않고 시험을 마치면 결백할 수 있지만,
성공적으로 시험을 마쳤다 해도, 
피부에 불 때문에 화상을 입은 자국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유죄입니다.


두 번째 심판은


피고는 붉게 달궈진 날카로운 쟁기 날 위를 걸어가야 합니다.
끝까지 걷지 못하면 죄인이 확실합니다.
성공적으로 시험을 마쳤다 해도,
피부에 불 때문에 화상을 입은 자국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유죄입니다.

이외에도 비슷한 형식의 물의 심판, 망치의 심판 등이 있습니다.
헌데, 맨 마지막 항목으로 독특한 심판이 있습니다.

바로 케이크의 심판!!

피고는 지그마(Sigmar)의 사원에 출두해,
제단에 놓인 일반 크기 케이크 세 조각을 먹어야 합니다. 
유죄일 경우 지그마(Sigmar)님께서 직접 죄인의 목을 조를 터이니,
케이크 세 조각을 전부 먹지 못하고 목이 졸려 죽습니다.
만약 세 조각의 케이크를 모두 무사히 먹었을 경우 무죄입니다.
이 심판은 피고가 평소에도 많은 기부를 해온 부유한 기부자이거나,
열성적인 교단의 후원자일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정말 엄정한 판별법 아닙니까!!

이외에도 여러 사례들과 묘사를 통해,
마녀 사냥꾼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을 아주 정확하게 묘사한 책입니다.

이단 심문관이나 마녀 사냥꾼이 꿈이시라면,  
마녀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Witch Hunter's Handbook)를 꼭 찾아보시길 권장합니다.



믿음 그리고


덧글

  • 자유로운 2023/01/11 21:04 # 답글

    언제나 처럼 쓴 맛이 가득하군요.
  • Lapis 2023/01/13 10:02 #

    진실 사이에 꾹꾹 눌러 담은 블랙 유머가 씁쓸하다 못해 토할 지경입니다.
  • G-32호 2023/01/12 22:08 # 답글

    아니 저걸 화상없이 통과하는 게 마녀라는 증거같은데..
  • Lapis 2023/01/13 10:03 #

    만약 결백하다면 지그마의 가호가 있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이분들의 지론…

    언데드가 사람들 사이에 숨어있다!
    > 전원 다 죽였을 때 다시 일어서는 자는 언데드다!!!
  • 무명병사 2023/01/17 20:45 # 답글

    그런데 저게 정말 효험이 있을 것 같다는 게 더욱 무섭습니다.
  • Lapis 2023/01/19 09:41 #

    신빙성이 없어야 유머인데 실제로 일부 상황에선 저게 기능한다는 게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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