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Radio Commander 잡담


지난 주 스팀에서는 한글화된 슈로대의 발매 속에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라디오 커맨더(Radio Commander)라는 게임이 발매되었습니다.



70 년대 월남전을 배경으로 하는 현실 RTS 장르인 이 게임은
오로지 지도와 무전기로만 모든 조작을 해야 하는 독특한 게임입니다.



이 회사의 전작인 911 Operator를 재미있게 한 기억이 있어서
킥스때 그만 주변의 유혹등등에 낚여버렸는데요. 

제일 걱정되는 것은 이게 과연 재미있을까 하는 거였습니다.

라디오 커맨더(Radio Commander)는 기존의 RTS와 달리
자원 수집이나 생산의 개념이 전무합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빠르게 진행 시킬 수는 있지만,
플레이어는 무전기 앞에서 지도를 보며 무전을 때릴뿐이고, 
적의 움직임이나 아군의 움직임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착륙지점(LZ)로 추가 증원을 보내거나,
근접 항공지원으로 지정된 위치에 네이팜을 투하하거나, 
중대 포병대의 포사격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만…
해보시면 이게 얼마나 속이 타는 내용인지 알게 될 겁니다.

게임 내용을 잠깐 살펴보자면…

첫 캠페인의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직접 느껴보실 분들은
이 이하의 내용은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원이 추가 투입되는 모습





캠페인 모드로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이런 모습입니다.
참고로 이건 스탠드를 켠 상태로 스크린 샷을 찍어서 그렇지,
처음에 시작하면 스탠드와 무전기도 켜야 합니다.
무전기를 키면 무전기 아래 붉은 등이 들어옵니다.

첫 임무는 알파 소대를 데리고 마을에 방문하여 
우호적으로 접촉하고,
마을 장로와 대화하여 베트콩(Victor Charlie)의 은신처를 찾는 겁니다.



무전기를 켜고 알파 소대에게 마을로 전진하라고 명령합시다.
아마 일반 RTS에 익숙하신 분들은 여기서 벌써 때려칠 겁니다.
실시간으로 게임은 진행 중이지만,
소대가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모습이지만 처음 접하면 정말 답답합니다.
보병 표지가 이동하는게 아니라 제가 옮긴 겁니다.
지도에는 제가 표시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도착 했겠지… 도착 했겠지… 하면서 하염없이 무전을 기다리다가
위치 보고하라고 하면 고작 절반 정도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뛰어가라고 하면,
현실이기 때문에 스테미너가 떨어져 무전으로 죽는 소리를 하고,
실제로 전투 효율이 떨어집니다.
원거리 이동시에는 급하지 않으면 일반 이동을 추천합니다.



한참을 지나 마을에 도착했다고 하면,
장로와 이야기 하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실제로 이야기 하는 시간 한참을 지나면
타이핑으로 명령이 업데이트 되면서 베트콩 예상 캠프가 표시됩니다.
그럼 또 이제 이곳으로 이동하는 하세월이 이어집니다.

중간 중간 무전으로 소대원들과 잡답을 하다가…
베트콩 예상 지점에 도착해서 주의깊게 살피더라도
고작 몇가지 물증만 찾을 수 있지 베트콩은 못찾습니다.
그럼 캠프를 불태우고 착륙지점(LZ)으로 복귀하라고 하는데,
첫 번째 플레이를 하실 경우에는 뭐 이래 재미없고 답답하냐? 하시겠지만,
이건 다 알파 소대를 지휘하는 여러분이 경험이 없어서 입니다.

게임 클리어를 하고 리플레이로 보시면 아시게 되지만,
베트공은 고지대에서 여러분이 오는 모습을 보고 
실시간으로 뒤로 병력을 빼고 숨어있는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베트콩 캠프가 비어있는 것에 안심하고,
착륙지점(LZ)으로 복귀하는 동안 갑자기 급습을 합니다.

 임무 종료 후, 리플레이에서는 이게 다 보이는데,
우리는 현실적인 라디오 커맨더(Radio Commander)이므로
지도만 보고 있으니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요새야 위성 사진이나 드론 같은 다양한 감시 기구가 있지만,
월남전에서는 목측이 유일한 정보원이니까요.

베트콩은 우리가 안심할 때 꼭 뒤치기를 하는데,
이 게임 하다가 편집증에 걸릴 정도입니다.

어쨌건 이 임무에서 베트콩은 착륙지점(LZ) 도착 직전에 아군을 칩니다.
물론 아군도 잘 싸우기는 하지만, 이전에 달리기(Double time)을 많이 썼으면,
스태미너가 떨어져서 사상자가 많이 생길 수도 있고,
주의깊게 이동(Slow)를 쓰지 않으면 급습으로 추가 사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주의깊게 이동(Slow)하면 답답해서 복장이 터져나가요.
나중에 긴 임무에서는 무기 탄약이 떨어지는 상황도 생깁니다.

게다가 베트공은 엄청나게 많은 인원으로 공격을 하는데,
이들을 얕보고 추가 병력을 투입하지 않았다면,
알파 소대만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중간에 밀리기 시작한 알파 소대가 항공 지원을 요청합니다.
근데 이게 또 환장합니다.



일반 RTS처럼 공중 지원 요청 → 즉시 원하는 적에게 "콰콰쾅" 이 아니라.
지도를 보고 직접 좌표를 입력해야 합니다.
좌표를 입력하면 포병은 거의 즉시 발사되지만,
항공 지원은 거리에 따라 도착 시간이 표시됩니다.
[예상도착시간(ETA) 6 분]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예상도착시간(ETA)까지 아군 상황은 끊임없이 급변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적의 위치인 263.982로 투하하라고 했는데,
아군이 흥분하는 바람에 적을 추격해서 263.982로 이동하고,
폭격 지점이니 이동하라고 아무리 명령을 때려도
적의 공격이 거세서 이동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건 해보신 분들만 아는 피말리는 몇 분입니다.
아무런 그래픽이나 알림도 없이 시간만 가고, 
정확히 시간이 가면 정확히 그곳에 폭탄이 떨어집니다.



이동, 후퇴, 반격 명령으로 1 포인트라도 이동하고,
적을 유인해 네이팜 폭격에 성공하면,
미션이 성공합니다.

물론 브라보 소대가 투입된 경우나,
(추가 병력도 즉시 투입되지 않습니다 날아가서 도착하는 시간이 걸립니다.) 
난이도가 낮으면 병력만으로 격멸 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여러분이 매우 뛰어난 지휘관이라면…

임무가 성공하더라도 현실적인 라디오 커맨더(Radio Commander)는
동영상이나 그런거 없습니다.
그저 무사 귀환을 위해 착륙지점(LZ)으로 이동해서 
헬기를 기다리는 대원과의 무전만이 있을 뿐…



라디오 커맨더(Radio Commander)는 정말 현실적인 RTS입니다.

플레이어는 지도와 라디오만 가지고,
새로운 생산이나 자원을 채취하는 일 따위는 없이 
제한된 정보만으로 아군과 적을 지도 위에 직접 표기해 가며
느낌상 너무 느린 항공 지원과 위험한 포병대 지원만을 가지고,
(항공대나, 포병대에게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면, 
아군 소대가 전멸하면서 즉시 무전이 침묵하기도 합니다.)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게임입니다.



저는 이 게임을 하기 전에는 지휘관이란건
지휘 벙커에서 시원한 에어컨에 맥주나 마셔대며,
멍청한 짓거리나 하다가 아군을 사지로 모는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해보니 후방 지휘관도 못할 짓일 것 같습니다.

차라리 전선에서 눈에 보이는 걸 바로 해결하고 말지,
피말리는 기다림에 아군은 적군에 비해 왜 이리 느리고, 멍청하며
명령은 듣지도 않으면서 다쳤다고 빽빽 울면서 못한다! 못간다! 우기고,
항공대는 왜 육안으로 보고 네이팜 투하 지점을 자율적으로 변경을 못하는지…
포병대 하나포는 왜 이렇게 아군에게 쏠대만 직격을 잘하는지…
베트콩은 넷포까지 쏴도 못 맞추면서 말이죠.

각설하고 완전히 색다른 RTS를 해보시고 싶으시거나,
무전기와 지도, 맥주만 있는 70 년대 후방 지휘관을 체험하고 싶으시다면
한 번쯤 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취향이 아니거나 약간의 독도법등을 알지 못하시면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게임일 수도 있습니다만.
취향에 맞고 익숙해지면 AI를 압박하고, 
정밀 수색으로 적을 괴롭히는 본인을 발견하실 겁니다.

스팀이니 시도해 보시고,
2 시간 내로 환불받는 방법도 있긴 하지요.
그럼 전 아군 지휘를 하러 이만 가보겠습니다.



Papa Bear Out~!



덧글

  • 타마 2019/10/17 11:30 # 답글

    잘도 이런 피말리는 게임을 만들었군요 ㄷㄷ
    지휘관들 교육용 게임으로 써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 Lapis 2019/10/17 11:35 #

    현대전의 전선 감시 방법이 정말 절실한 게임입니다.
    지루함과 답답함, 긴장감이 아이러니하게 잘 섞여 있습니다.
  • 소시민 제이 2019/10/17 13:32 # 답글

    문제는 비행가가 고속으로 날고 높은데서 보니 목측이 어렵죠.

    2차 대전때부터 전차에 국기 펼쳐 걸어두는게 다 이유가...
    방공식별판 깔거나 연막탄 터뜨리는 것도요.
  • Lapis 2019/10/17 13:36 #

    사실 현실에서 그렇다는 것을 전부 이해하고는 있습니다만,
    게임에서 그런 사실을 전부 재현하고 있으니 환장할 지경입니다.
    아군 오폭이 왜 발생하는지 직접 경험해 보실 수 있습니다.
  • 콜타르맛양갱 2019/10/17 13:35 # 답글

    재미 있어 보이긴 하내요 너무 어려울것 같기도 하지만 한글 지원은 되나요?
  • Lapis 2019/10/17 13:38 #

    안타깝게도 한글 지원이 아직 안됩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부대원들과 대화를 하기도 하는데…(선택지도 나옵니다.)
    영어를 알면 재미있는 대화를 하실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시면 답답하실 겁니다.
  • 자유로운 2019/10/17 23:47 # 답글

    현실적으로 가기 시작하면 진짜 갑갑해 죽지요. 아예 미래면 모를까 지금도 갑갑해 죽는데 말입니다.
  • Lapis 2019/10/18 09:27 #

    최대한 현실적인 RTS를 원하는 유저들을 위해 촤대한 현실적으로 만들다 보니,
    타마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게임이 아니라 일종의 실습 교재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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