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길루스(Vigilus) 이야기 13 - 성스런 정수장 Vigilus



비길루스(Vigilus) 이야기 13

성스런 정수장


 

전쟁으로 갈기갈기 찢겨진 비길루스(Vigilus)를 소재로 새로운 소설이 출시되었습니다.

<아쉽게도 한글판은 다운로드가 없어 번역했습니다.>





데스티누스 태니언(Destimus Tanyon)은
각종 잔해가 흩뿌려져있는 광장에 모인 군중들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
그의 생각엔 전쟁이 시작되고 난 뒤에 하이페리아(Hyperia)에서 벌어진 집회들 중,
이번 집회에 모인 군중들의 숫자가 제일 많은 것 같았다.
지금까지 일반 시민들은 밖에서 얼쩡대다가 강제 징병관에게 잡혀갈까 두려워서,
퇴근하면 절대로 집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지속되는 갈증을 견지지 못한 시민들이
그들이 물을 구걸할 때 쓰는 그릇을 들고, 수도국 공관(公館; Ministorum) 앞에 모여
제국의 역사 만큼이나 오래된 판석(板石)을 두들기며 자신들의 분노를 표출했다.

태니언은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비길루스(Vigilus) 사회 곳곳에 침투한 외계인들이 퍼뜨린 독소 때문에
모든 지하수가 완전히 오염되어 버려 지하 수로를 통한 물 공급은 중단되었고,
이제는 바싹 마른 수도관만이 남아 있었다.
이 와중에 카엘락의 재난(Kaelac’s Bane)에 위치한 얼음 광산이
드룩하리(Druhkari) 약탈자들 손아귀에 넘어가는 바람에
성자의 피난처를 통해 공급되던 빙수(氷水) 공급마저 끊겨 버렸다.
메가보레알리스(Megaborealis)가 지속적으로 공성전에 시달리는 지금,
얼음 운석을 포획하여 지상에 운석수(隕石水)를 공급하던,
거대한 계전지사님의 포획기(Greater Omnissian Hoist)도 무용지물이었다.
순교자의 화장터(Martyr’s Pyre) 장벽 안에 위치한 성스런 정수장(Aqua Sanctus)만이
현재 유일하게 안전한 상수도 공급처였다.
이곳에서 생산 및 공급되는 상수도는
황제 폐하를 위해 일하는 자들에게 우선 공급되었고,
절대로 낭비되거나 헛되이 써서는 안되었다.




태니언은 운 좋게도 황제교의 오늘 아침 미사에
자신이 황제 폐하의 의지를 상징한다는
대신관 슬린 갤럭(Slyne Galluck)님이 참여해 주신 덕택에
신앙심을 간증하고 성수를 마실 수 있었다.
그는 이제 한 모금 더 마실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시위대를 보고 있으려니 갈증이 더욱 심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전도사가 그의 경호원에게 신호를 보내자,
제국군 출신의 충직한 백전노장 경호원들이
성난 군중들을 밀쳐내고, 성당 문으로 향하는 길을 뚫었다.

군중들은 그의 얼굴과 그의 성스런 법복을 보고 그가 누구인지 알아챘다.
갑자기 시위대의 관심이 모두 그에게 쏠렸다.
그리고 악의적인 욕설이 전도사에게 날아들었다.

"진정들 하시게."
전도사는 설교할 때 쓰는 회유하는 말투로
감정을 섞지 않고 낮고 진지하게 말했다.
"황제 폐하께서 보우하실지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도록.
통치국을 믿고 따르게나."
그는 걱정 말라는 듯 조용히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군중들은 저지선을 넘으려는 듯이 경호원들을 거칠게 밀치며 저항했다.
전도사는 다 떨어진 누더기를 두른 그들의 빼빼 마른 가냘픈 육신을 보며,
바싹 마른 피부를 가진 여성이 그의 손을 메마른 손톱으로 긁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군중의 뒷쪽에서 고함소리가 점점 더 커지더니,
주전자와 냄비, 병들이 전도사를 향해 날아갔다.
시위대는 그들의 소중한 가재도구를 잃는 동시에
유혈사태를 불러 올 수 있는 상황을 유발할 정도로
극한의 상황까지 몰려 있었다.

"야만인들."
전도사는 그의 경호원들이 정신 없이 날아드는 물건들을
솜씨 좋게 막아내는 상황을 지켜보며 투덜거렸다.

성당의 문이 전도사 일행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만 열렸다.
그리고 그들은 성난 군중들이 따라 들어오기 전에 재빠르게 안으로 사라졌다.
과도한 장식으로 가득 찬 복도에 들어서고 나서야,
전도사는 깊게 숨을 들이 쉬었다.
평민들의 참을 수 없는 악취가 사라지고.
차분한 공기 속에 경건한 향유의 향기가 가득 차 있었다.
분노한 시위대의 시끄러운 요구는 엄숙한 침묵 속으로 사라졌다.
전도사는 작금의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비길루스(Vigilus) 상에 아직도 경건한 성소(聖所)가 남아있다는 사실에
깊은 만족감이 들었다.

그는 경호원들에게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문앞에서 대기하도록 명령하고,
아름답게 꾸며진 회랑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법복이 반짝 빤짝 윤이나도록 닦인 대리석 바닥 위로 나풀거렸다.

***




수사나 상위(上尉; Sister Superior)는
소중한 물이 저장된 화려한 돌장식 저수조 앞에서
그녀의 볼트건을 팔 사이에 파지하고 서 있었다.
이곳은 수녀부 6위(衛) 중 하나인
순교녀(殉敎女; Our Martyred Lady)의 정병(正兵)이 수호하고
성스런 연고를 독점한 사제의 축복을 받는
위대한 첨탑형 군락(Hivespire)에 위치한 성지(聖地)들 중, 하나였다.

향유의 짙은 향기가 대기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찌나 향이 강한지 눈이 매울 지경이었다.
편달(鞭撻) 고행자들은 성당 밖에서 군중들이 모여 시위가 일어나자
평소 예배할 때 쓰는 양의 두 배가 넘는 향을 피워대기 시작했다.

그녀의 옆에는 그녀의 자매 정병인 조엘이 함께 서 있었다.
혼자만의 조용한 사색에 빠졌는지 표정없는 그녀의 표정은
가면을 쓴 것처럼 보였다.

성당 내부에 있었지만, 수사나는 자신의 근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비대한 체격의 전도사 태니언이 향기로운 안개를 뚫고,
자신의 도착했다는 걸, 만인에게 알리려는 듯이
덩치에 비해 가냘픈 팔을 흔들면서 뒤뚱거리고 들어올 때,
그녀 마음의 평화는 깨져버렸다.

"축복받을 내 자매님들. "
그가 입을 떼었다.
"최근, 성난 운명의 파도가 어찌나 변덕스러운지. "

"물론입니다, 전도사님."
"작금의 사태때문에 비길루스(Vigilus)와 신민(臣民)들이
심상치 않은 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니까요."

"신민? 신민이라고요?"
전도사가 발끈 화를 냈다.
"저것들은 게으른 부랑자들이고, 비열한 무뢰배에요."
"누가 공장에서 노동하라고 했나요, 내가 시켰나요?"
"누가 총포를 만들고 탄약을 만들라고 강요했나요?"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어요!"
"이기적이고, 나태하고, 노오오오력이 부족한 것들."
"존경심이라곤 약에 쓰려해도 없는 것들이에요."
"감사함 따윈 느끼지도 못하는 쓰레기들이죠!"
그는 그녀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침을 튀기고 설교하듯 불평을 늘어놓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팔을 내렸다.

"저들은 갈증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전도사님."
"저들은 아무것도 소유-"
그녀의 목소리는 갑작스런 폭음에 묻혀버렸고, 건물 전체가 흔들렸다.

"무슨 일인지 확인해."
그녀가 단호하게 조엘 자매에게 명령하자,
조엘은 즉각 볼트건을 고쳐잡고 통로로 사라졌다.

"인근에서 국지전이 일어난게 분명해."
전도사가 말했다.
"비길루스(Vigilus)의 강력한 국방군 앞에서
더러운 외계인들은 무참히 스러질지니."

"얼추 비슷한 상황이겠죠."
수사나가 대답했다.
"전도사님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십시오."

그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조엘이 빠르게 뛰어왔다.

"시위대입니다, 상위(Sister Superior)님."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외쳤다.
"시위대들이 벽을 뚫고 들어왔습니다!"
"시위대가 성소로 들어왔어요!"

"황제 폐하께서 우리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이니."
수사나는 복도를 통해 몰려오는 시위대의 외침과 총소리를 들으며,
고요하게 읊조렸다.

"자매님들, 저들이 성스런 회랑을 오염시켰소!"
전도사가 울부짖었다.
"오예물을 제거하시오!"




순식간에 폭동의 선두가
횃불이나 조악한 무기들을 높이 들고 그들 앞으로 몰려왔다.
조엘이 볼트건을 들어 조준 태세를 취하자, 그들은 멈춰섰다.
시위대의 우두머리인 듯한 작자가 
자신의 동료들을 보호하려는 듯이 양팔을 벌리고,
뼈만 앙상한 무리들 앞으로 나섰다.

수사나는 그의 시선에서 그녀에 대한 경외심을 느낄 수 있었다.
살아 숨쉬는 전투 수녀를 눈 앞에 마주하는 영광은
그리 흔하지 않은 일이였기에,
그녀가 민간인들과 마주쳤을 때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그의 눈은 고통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녀는 그의 시선에서
불편함과 죄송한 마음이 얽힌 복잡한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제발, 부탁입니다."
그는 조악한 병을 앞으로 내밀며 간청했다.
"저희는 너무 목이 말라요."

"어서, 저것들을 숙청하시오!"
태니온이 목소리를 높였다.

조엘은 사격자세를 취했지만, 상위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려."

수사나 자매는 그녀의 동료 옆을 지나쳐,
흥분해 있는 군중들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우두머리가 내민 병을 받아들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숙연해진 공기 속에서 그녀는 조용히 그 병을 들고 돌아와서는
성스러운 저수조의 성수를 가득 담았다.
우두머리는 아무말도 못하고 서 있다가,
시선이 그녀의 눈과 마주치자 모든 것을 이해했다.

"상위(Sister Superior)이이!"
태니언은 분노에 차서 쿵쾅거리며,
퉁퉁한 몸을 움직여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자매는 성스런 교계(敎界; Ecclesiarchy)의 임무를 저버릴 생각인가요?"
"황제 폐하를 저버릴 생각인가욧?"

"아니오, 전도사님."
수사나가 고요히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상위(Sister Superior)가 머리를 까닥하자,
조엘 자매는 무기를 내리고 조용히 그녀의 옆으로 왔다.

군중들이 하나, 둘씩 조심스레 앞으로 나왔다.
앞으로 나서는 인원은 열 명이 되고 쉰 명이 되더니
거대한 인파가 회랑을 지나 저수조 앞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기쁨과 환희에 젖어 황제와 수녀를 소리 높여 칭송했다.
온 성당을 뒤흔들 정도로 큰 감사 인사와 축도였지만,
정작 데스티누스 태니언은 저러다 죽는 건 아닐지 싶을 정도로
혼자서 고래고래 비명을 지르면서 험담을 퍼붓고 있었기에
그의 귀에는 황제의 찬송과 신민의 감사가 전혀 전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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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13일에 Warhammer Communit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올렸는 줄 알았는데 아침에 보니 폴더에만 들어 있더군요.
딴데 정신을 팔았나 봅니다.

PS) 수녀님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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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량의 의역과 오역이 섞여 있습니다.

번역방식도 주관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타인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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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자유로운 2019/03/15 08:07 # 답글

    역시 시오배가 진짜 성녀들입니다.
  • Lapis 2019/03/15 09:59 #

    황제교의 희망이죠.
  • 무명병사 2019/03/15 10:48 # 답글

    숙청당할 놈은 저 뚱보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
  • Lapis 2019/03/18 09:42 #

    원래 제국이 다 그렇지요. ㅎㅎ
  • ㅇㅇ 2019/03/16 05:23 # 삭제 답글

    제국교 수준...
  • Lapis 2019/03/18 09:42 #

    현실을 매우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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