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길루스(Vigilus) 이야기 06 - 최후의 날 Vigilus

비길루스(Vigilus) 이야기 06

최후의 날



전쟁으로 갈기갈기 찢겨진 비길루스(Vigilus)를 소재로 새로운 소설이 출시되었습니다.

<아쉽게도 한글판은 다운로드가 없어 번역했습니다.>




*** 나지막하게 뭔가를 더듬대다가 와장창 무너지는 소리, 이어지는 불분명한 욕설 ***

"어떻게 이따위로 일을 할 수 있냐… 이 빌어먹을, 괘씸한… 
모든게 끝나기만 하면… 바로 해버릴 거다….
물어볼게 너무 많지만… 거기, 그래 바로 거기… 
좋아, 그대로 내가… 그래, 괜찮아…"



*** 누군가가 흐느끼는 듯한 소리, 갑자기 소거됨 ***

"…내 이름은 쉐빈 스헤일(Shevyn Thale). 
나는… 네멘드가스트(Nemendghast) 인내의 야장(冶場)[Forge Endurance]을 담당하는
제조소 물류지원실 소속, 삼등 사도(Manufactorum logisticus adept third class)다.

누군가 이 서보-로(顱)[Servo-Skull]를 발견하고, 녹음 내용을 살펴본다면,
나는 바로 여기, 네멘드가스트(Nemendghast)에서…
음, 근데 내가 뭘 하는 거지?
내가 왜 권태로워하는거지? 

나는 우리가 매일 겪고있는 일상의 고통이 
이후 이뤄질 뭔가를 위한 초석이 되는 것이라는 깊은 믿음이 있다.
그저 매일 매일이 똑같이 괴로운 하루 하루로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위대하신 황제 폐하께서는 우리 모두에 대한 적합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
그렇지 않나?

물론 그분은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

물론 그렇다."



*** 분석이 어려운 왜곡된 배경음, 무엇인가의 비명과, 무엇인가가 분명 폭발하는 파열음 ***

"오, 황제 폐하시여, 오, 제발… 제 기도가 들리십니까, 들리시나요?
종말의 시작된건가요?

나는 언제가 됐던, 누군가가 이 기록을 발견해, 
우리가 폐하께 충성했던 신민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길 바라며, 이 기록을 남긴다.
우리는 야장을 휩쓰는 혼돈의 파도와 최선을 다해 싸웠다.
사교도(Cult)들, 종말론자(Doomsayer)들… 그리고… 그것들…
우리를 차례대로 사냥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그것들. 

자네가 누구건 간에 내말을 분명하게 듣고 있겠지?
내 말을 명확하게 이해하겠지?
네멘드가스트(Nemendghast)는 최후까지 황제께 충성했다!"



*** 이전보다 가까워진 더욱 왜곡된 배경음,
불명확한 이유로 녹음 상, 백색 소음이나 배경 잡음처럼 들리지만, 
분명 평문(平文)의 일부였을 음운(音韻)을 정확히 판별하기 어려운 다수의 음문(音文),
간헐적으로 들리는 나직한 바스락거림과 쿵쿵대는 울림으로 추정해 보면 소유자는 이동 중***

"머지않아 여기엔 더 이상 아무데도… 아무데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오, 옥좌(玉座)여… 구해 주소서, 구해 주소서, 
이 악몽이 시작된게… 겨우…  황제시여, 겨우 2 주, 전이다. 
이 모든 일이 내 일생을 걸쳐 일어난 것처럼 느껴지지만, 겨우 14 일이 걸렸다. 
항성 시간으로, 2 주일.

처음 시작은 백일몽같았다.
관리국 행정과나 인사과에서 그저 떠도는 소문의 하나일 뿐이었다.

일부 사제들이 업무 시간에 출근하지 않거나 업무 중, 부재하는 상황이 늘어났다.
이 부서에서 하나, 저 부서에서 하나, 하는 식으로 처음엔 아무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점점 결근하는 사제들이 점차 눈에 띄게 늘어났다.
우리는 업무시간은 물론이고 휴식시간에도, 
이 화제를 의식적으로 피했다.

모든 이등 사도들(Adepts second class)은 제조소 복도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무도 부재자들의 업무를 할당받아 추가 근무를 하고 싶지 않았기에
이들과 마주쳐서 추가 업무 딱지를 받지 않으려고, 피해다녔다.

머지 않아, 업무 시작 전이나 업무 종료 후, 영양 배급을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저런 숙덕공론이 끝없이 이어졌다.

우리들이 지속적으로 꾸는 악몽이나, 
점차 적의 손에 떨어지는 제국령에 대한 이야기나,
가끔씩 하늘에 보이는 긴 화염 꼬리들이나, 
그들의 꿈속에 나오는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사냥하는 허기진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로
사제들 끼리 끝없이 이야기 꽃을 피웠다.

결근 상황은 점차 심해졌다.
그들은 계엄령(戒嚴令)을 선포했다.
처음에 이 모든 태업(怠業)은 사교(Cult)때문으로 여겨졌고,
실제로 계엄 초기에 이들의 봉기 시도가 있었다.
셔터의 집수갱(Sutter’s Sump), 불굴의 야장(Forge Indomitable), 
그리고 이곳 인내의 야장(Forge Endurance)에 숨어있던 이 더러운 이단자들은 모두 척살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지도부는 어떻게 이곳에서 이단자들의 사교(Heretic Cult)가 융성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조지적인 봉기를 일으킬 수 있었는지를 의심했다.
대체 어떻게?

그리고 통금이 실시되었다.
이후, 업무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사적인 3 인 이상, 집회 금지령이 시행되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공업부 통치국이 모두를 통제한다는 건 불가능했지만, 
이들은 할 수 있는 최대한 모든 방법을 시도했다. 

곧 유혈사태가 곳곳에서 일어났고, 매일 더 많은 사람들이 사라졌다.
나는… 옥좌여, 대체 저게 뭐지?" 



*** 빠르고 얕은 숨소리. 훌쩍이며 중얼다는 작은 목소리.
점차 커지는 왜곡된 낮은 우르릉 소리를 배경으로
중얼거림과 흐느끼는 목소리가 점차 커져서 식별 가능한 음운으로 변환. ***

"… 나는 그들이 사라진 줄 알았다… 저기… 저것들은… 이제 사방에 있다.
나는 그들의 불경한 이름을 입에 담지 않을 것이다.
전도사들은 이것들의 이름을 입에 담는 행위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이들의 사악한 힘을 증폭시킨다고 했다…
이성적인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전도사들의 주장은 근거없는 믿음이라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성스러운 황제 폐하시여 전 죽고 싶지 않아요… 정말 죽고 싶지 않아요….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겁니까?
… 괜찮아 … 저 폭풍이 내 눈앞에 도착하기 전에 괜찮아질 거야…"




*** 우르릉 거리는 배경음이 더욱 커져감에 따라 더 많은 비명이 확인됨.
이제 명확하게 식별될 정도로 크게 들리는 둔중한 폭발음과 총성 사이로 
번개가 내리치는 듯한 파열음이 반복적으로 들림. ***

"하늘이 이상하게 변질(變質)되었을 때, 공학부 통치국과 공안국(Arbitrator)은 통제를 상실했다. 
그들은 시민들에게 하늘을 바라볼 경우 즉결 처형이라는 새로운 긴급조치를 발령했지만,
대체 누가 그런 법령을 지킬 수 있겠나?
화염의 파동으로 가득찬 하늘 위에 떠있는 구름들은 고통에 찬 얼굴처럼 변했고…
그늘진 곳들은 더욱 사정이 나빠서, 위험 그 자체였다.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다양한 소문들이 오고갔지만, 진실은 옥좌만이 알고 있겠지…
이 행성은 왜곡계(Warp) 폭풍의 마수에 사로잡혔어. 
물론, 따지고 들자면, 자세한 원인은 좀 다른데…"



*** 우르렁 대는 소리는 점차 커지고 난폭해져서, 
간헐적으로 녹음된 소리가 왜곡될 정도임 ***

" … 사람들마다 이 사태의 자세한 원인이 뭔지 생각하는게 조금 달라…
… 우리가 제국 신민으로서 너무 큰죄를 지었다는 자들…
… 황제 폐하께서 그의 왕국을 저버렸다는 자들…
… 지구가 파괴되었다는 자들…
… 은하계가 둘로 갈라졌다는 자들…
나도 사실 정확하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라, 지금 이게 종말일지도…
하지만 분명한 건,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때부터 우리의 일상과 현실의 규칙이 무너졌어…
… 민병대가 백주 대낮에 이교도를 길에서 화형에 처하고…
… 행성을 벗어나려 이륙한 함선들은 모조리 격추당했어…
… 사교(Cult)가 다시 융성했고, 이번엔…
… 완전히 대학살을 벌이고 있지… 
… 장인급 기술사제(Tech-magi)들은 지성소(至聖所; Sanctum)에 들어가 문을 잠갔고,
그들의 지식을 구하려고 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발을 들이는 모든 이를 무차별로 학살했어…" 



*** 우르렁 대는 소리가 너무 격렬해져서, 
크고 확실하게 발음하지 않은 음절은 왜곡되어 식별이 불가능함.
흐느낌과 구슬픈 비명소리는 더욱 많아지고 커져 이제 합창 소리처럼 변했고,
기도 소리, 겁에 질린 횡설 수설, 통곡, 그리고 의미없는 울부짖음 등이 한데 모여
듣기가 괴로울 정도의 의미가 불명한 언어의 뭉치로 변질됨.
비명과 폭발음이 한데 섞인 가운데, 번개가 내려치는 듯한 파열음이 멈추지 않고 계속됨 ***

"오, 황제 폐하시여… 이제 칠흑의 어둠 속에 숨어있던 공포와 마주함에… 폐하의 어린 종을 살피시고…
오, 옥좌여, 이 성소마져 무너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폭품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어디메뇨…
저들이 우리의 세상을 뒤덮고, 우리를 게걸스럽게 탐하니… 그들은 악마로다! 
그들의 이름은… 더는 중요하지 않음에, 
악마들은 폭풍이 몰고 온 피의 바람을 타고… 우리에게 천벌을 내린다!

이 녹음을 듣고 있는 자에게 분명히 밝힐지어니…
네멘드가스트(Nemendghast)는 최후까지 황제께 충성했다!
네멘드가스트(Nemendghast)는 최후까지 …



*** 녹음 재생 종료,
검진 결과 서보-로(Servo-Skull)의 계령(械靈; Machine spirit)에서 
잠재적인 영적 타락 가능성이 경고됨,
해당 서보-로(Servo-Skull) 축전지의 동력로 폐쇄 ***








------------------------------------------------------------------------------------------------------------------------

2019년 2월 25일에 Warhammer Communit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고생문 연작의 시작이네요.
이번엔 또 몇편까지 연작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Honourbound도 읽어야 하는데 시간이 …

그나저나 말투를 보니 쉐빈 스헤일(Shevyn Thale)은 이과생이군요.


항상 이름 등의 표기에 고민이 많습니다.
불만이신 분들이 많다는 걸 압니다만, 제가 작성한 한글명을 빠르게 읽어보세요. 
스헤일 → 쒜일

최대한 외래어 표기 규정을 따르려 노력합니다만, 
저도 사람인지라 빠르게 작업하다 보면 한계가 있습니다. 

가능한 받침에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ㅇ만 쓰고, 된소리를 쓰지 않으려 합니다.

감안하고 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대체 Servo-skull에 쓰인 저 로가 무슨 로냐는 분이 있어서 말씀 드립니다.
머리뼈 로(顱) 입니다.
서보는 표준국어 대사전에 등록된 왜래어 입니다.
서보-두개골이라는 어감보다는 서보-로라는 말이 훨씬 어감이 좋아
서보-로라고 표기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내의 대장간보다는 인내의 야장이 어감이 좋아
인내의 야장이라 표기했습니다.
야장(冶場) = 쇠를 달구어 온갖 연장을 만드는 곳


급조한 단어들이지만, 가급적 어감이 좋은 쪽으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한자어가 불편하신 분들과 왜? 서보 스컬, 인듀어런스 포지라고 표기하지 않냐는 분들께는
미리 사과 말씀 드립니다.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하시거나 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면 답글 달아주십시오.
합리적인 개선방안은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

상당량의 의역과 오역이 섞여 있습니다.

번역방식도 주관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타인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면 죄송합니다.

------------------------------------------------------------------------------------------------------------------------


핑백

  • Data Recovery Foundation : 비길루스(Vigilus) 항거록 05 - 삼완(參腕) 총잡이 2019-02-26 14:32:58 #

    ... . 그가 암흑으로 끌려 들어가기 전 그가 본 마지막 광경은 인정사정 없는 외계인 살인마의 검은 눈에 비친 공포에 질려있는 자신의 얼굴이었다. 4화 화염 속에서 6화 최후의 날 &lt;공문(拱門) : 아치형태의 문 개구부의 상부 하중을 지탱하기 위하여 개구부에 걸쳐 놓은 곡선형 구조물이 있는 문&gt; 곧 나의 시간이 온다. ... more

  • Data Recovery Foundation : 비길루스(Vigilus) 이야기 07 - 어둠의 굴기 2019-02-27 16:55:29 #

    ... 과정을 수행했다. 마침내 고통받던 그 육체가 다시 눈을 떳지만, 이 존재는 더 이상 이전의 마야공(Warpsmith)이 아니었다. 6화 최후의 날 ------------------------------------------------------------------------------------ ... more

덧글

  • 자유로운 2019/02/26 15:38 # 답글

    황제의 신민은 끝까지 저항했지만 저 시대는 일반인에겐 너무 가혹하군요.
  • Lapis 2019/02/26 15:51 #

    가혹하죠. 너무 가혹해요.
댓글 입력 영역